맥없이 2만 달러 무너진 비트코인…"코인시장 민낯 드러날 때"

입력 2022-06-18 19:59   수정 2022-06-18 21:22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암호화폐 가격이 하루 만에 10% 급락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공포에 얼어붙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은 1년 반 만에 각각 2만 달러, 10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1만 달러 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8일 비트코인은 2만471달러에서 거래를 시작해 오후 6시30분께 1만9088달러로 떨어졌다. 24시간 사이 9.3%, 불과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35%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비트코인이 2만 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0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비트코인은 장중 한때 1만8926달러까지 급락해 1만9000달러선을 유지하는 데도 벅찬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지난 2017년 암호화폐 강세장 당시 비트코인 최고점이었던 1만9500달러 선이 중대한 분기점이라고 강조해왔지만 이날 급락으로 그 선도 맥없이 깨졌다.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서도 24시간 만에 8%가량 떨어진 2539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4만 달러를 유지했던 비트코인은 국산 암호화폐 루나·테라 폭락 사태를 계기로 2만8000달러까지 급락했다. 이달 들어선 3만 달러대를 회복하며 안정을 찾는 듯했지만, 최근 인플레이션 공포와 경기 침체 우려로 주식을 비롯한 전통 금융시장이 급락하고 루나 사태 후폭풍에 휘말린 코인 대출 업체들이 '도미노 파산' 위기에 놓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상자산 시장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도 줄줄이 급락했다. 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이자 알트코인 대장주인 이더리움은 이날 1086달러에서 990달러로 수직낙하했다. 바이낸스코인(BNB) 리플(XRP) 솔라나(SOL) 등 주요 암호화폐도 한때 일제히 10% 가까이 하락했다.

전 세계 암호화폐 시총은 8789억 달러(약1138조 원)로 24시간 새 7.2%가 증발했다. 시장 규모가 3조 달러에 육박했던 지난해 11월(2조9680억달러)에 비하면 70%가 사라진 셈이다.
루나 사태 이후 코인시장 '도미노 파산' 위기
코인 시장의 심리적 지지선처럼 여겨졌던 비트코인 2만 달러 선이 깨지면서 암호화폐 가격 하락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기 침체 우려로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진 투자자들이 가장 변동성이 큰 위험자산으로 여겨지는 암호화폐부터 팔아치우고 있는데다, 한 달 전 루나 사태로 촉발된 코인 시장의 '시스템 리스크'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암호화폐 시장에는 인플레이션 충격 이상의 악재가 쌓이고 있다. 코인 가격 급락으로 암호화폐를 담보로 한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시장과 각종 파생상품이 연달아 붕괴 위험을 맞고 있어서다.


지난 13일엔 코인 담보대출 업체 셀시우스가 투자자에게 돌려줘야 할 지급준비금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자산 출금을 중단했고, 4월 기준 30억 달러어치의 가상자산을 굴려온 싱가포르의 암호화폐 헤지펀드 쓰리애로우캐피털(3AC)은 최근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부 요구)에 응하지 못해 4억 달러 규모의 담보 코인을 청산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3AC는 루나 코인에 2억 달러를 넣었다가 투자금을 모두 날렸다.

그레이스케일비트코인트러스트(GBTC), 이더리움 파생토큰 stETH 등 3AC가 거액을 투자했던 암호화폐 파생상품들도 최근 가격이 폭락하면서 3AC는 파산 위기에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헤지펀드에 자금을 맡겼던 다른 회사들도 줄줄이 손실을 입으면 코인 시장이 더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누가 알몸으로 수영하고 있었는지 드러나는 중"
미국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 넥소의 공동 창업자인 안토니 트렌체프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누가 알몸으로 수영하고 있었는지 파도가 빠져나가야 알 수 있다"는 워런 버핏의 명언을 인용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선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탐욕에 젖어 무담보 대출, 과도한 레버리지 등 무분별한 위험 추구를 해왔는데 이제 그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1만 달러 선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놓고 있다. 투자은행 아카데미시큐리티의 한 연구원은 "경기 둔화가 현실화하면서 비트코인 시세가 1만 달러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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